무흘을 읽다
  오하중마실
  

무흘을 읽었다. 서문엔 이렇게 되어 있었다. 외롭게 살면서 울적할 뿐만 아니라 장마로 곤고하기까지 하였다. 마음이 경치 좋은 자연 속으로 달려가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호복간상(濠濮間想)에 있는 느낌이었다. 드디어 서응(瑞應), 치겸(穉謙)과 함께 쌍계(雙溪)와 무이(武夷, 무흘을 말한다) 사이에서 진솔한 모임을 갖기로 했다. 때는 1817년(순조 17) 5월 어느날[中夏日]이었다. 약간의 시를 써서 그 행차를 기록하였으니, 보시는 분들께서는 용서해 주시겠는가.
당시 여행은 鄭墩(士元, 1776-1835), 鄭龜錫(瑞應, 1779-1826), 鄭壔(穉謙, 1785-1858) 이렇게 세 명의 문중 사람들이 하였다. 이 가운데 정귀석의 시는 다음과 같다.

少年狂興未念消 젊은 날의 광흥이 생각에서 사라지지 않아
步入蹭蹬亂石橋 걸어서 어지러운 돌다리를 밟으며 들어가네
深綠尙留疎柳葉 짙은 초록은 성긴 버들잎에 오히려 남아 있고
淺紅猶在晩花梢 옅은 붉은 꽃은 오히려 늦은 꽃가지에 피어 있네
武夷泉石尋眞隱 무이산의 천석으로 참 은자를 찾노라니
修道風烟隔世囂 수도산의 풍연에 시끄러운 세상은 멀어지네
借問仙家何處是 묻나니 신선이 사는 집은 어드메오
白雲流水路迢迢 흰구름과 흐르는 물, 길은 아득한 곳이로다.

* 濠濮間想: 호복(濠濮)은 호량(濠梁)과 복수(濮水)의 준말이다. 호량은 장자(莊子)가 혜시(惠施)와 함께 물고기의 즐거움에 대해서 논한 곳이고, 복수는 장자가 초(楚)나라 왕의 초빙도 거절한 채 낚시를 하던 곳으로, 《장자》 〈추수(秋水)〉에 상세한 내용이 나온다. 또 간문제(簡文帝)가 화림원(華林園)에 들어가서 좌우를 돌아보며 “마음에 맞는 곳을 찾으려면 굳이 멀리 갈 필요가 없다. 울창하게 우거진 이 수목 사이에 들어서니, 호량과 복수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저절로 든다.〔會心處不必在遠 翳然林木 便自有濠濮間想也〕”라고 말한 고사가 전한다. 《世說新語 言語》
2018-09-04 14: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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